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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살인, 경성의 낭만을 가득 부은 활극

by 아일야블로그 2024.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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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 충만, 불법 터치 가득한 의생의 호기심으로 시작

영화는 사연 많은 사설탐정 홍진호(황정민)이 호기심 충만으로 불법 시체 해부를 한 의생 광수(류덕환)의 의뢰를 받아들이는데서 시작합니다. 살인 사건의 피해자였던 부잣집 도련님의 버려진 사체를 얼떨결에 해부해 버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그리고 사건을 조사하며 동일한 범죄가 연쇄적으로 일어나자 홍진호(황정민)은 추리를 하며, 범인을 잡게 됩니다. 두 번째 피해자의 입속에서 나왔던 옷 조각이 상당히 크긴 했지만, 그 옷이 화려한 무대 의상이라는 사실을 알고 범인의 집단을 특정해 냅니다. 그리고 많은 곡예사 중에서 피살자의 몸에 맞는 칼을 다루는 사람을 범인으로 특정하기 까지 이릅니다. 그런데 이런 살인 사건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는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음모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영달(오달수)과 단장(윤제문) 사이의 불법적 거래가 사실 진짜 큰 흑막이었습니다. 영달은 일본 경찰 조직의 수뇌부에 단장이 공급해주는 어린 아이를 받치고, 직급을 높였고, 단장은 아이들을 공급해 주면서 모루히네(몰핀을 얻어왔던 것입니다. 결국 마약을 얻기 위해 단장은 아이들을 팔았고, 단장의 쌍둥이 동생은 그런 형을 원망 하면서도, 아이들을 사갔던 사람들을 몰래 죽이고 다녔던 것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쌍둥이 동생을 죽인 단장, 단장을 믿지 못한 영달, 그리고 아동 성매매를 하던 청무총감은 한 자리에 모이게 되고, 진호는 단장과 싸우던 도중에 대량의 모루히네가 총감의 방에 있는 것을 알고, 조선을 청나라처럼 아편 소굴로 만들려는 저들의 속셈을 알고, 사건을 해결 합니다.

 

분명 모두 연기를 잘 하시는 배우님들인데

영화를 보면서 놀랐던 것은 가끔씩 소름끼치게 어색한 대사 처리가 보인 다는 것입니다. 분명 모든 배우님들이 연기로는 까방권(까임 방지 권한)을 획득하신 분들이라 생각되는데, 왜 대사의 억양, 어미 처리, 티키타카가 어색하게 들릴까요. 최근 2개월간 최고의 미스터리입니다. 배우님들의 어색한 연기는 개인의 연기력이나 컨디션의 문제도 있겠지만 설득력 없는 대본도 그 문제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온전히 대본 탓을 하는 것도 무리가 있습니다. 분명 영화의 도입은 자극적인 정사 장면을 보여주며, 볼거리를 던지고, 홍진호라는 사람의 직업을 임팩트 있게 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피로 범벅이 된 피살자의 방, 시체 없는 살인, 의생 광수(류덕환)의 어처구니없는 호기심.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 말도 안 되는 추리라는 것을 하며 억지로 범인을 만들어내는 영달(오달수)라는 인물도 나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홍진호()를 돕는 아가사(명탐정 코난에서 코난을 위해 발명품을 만들어 주는 인물, 한국에서 브라운 박사로 알려져 있다) 박사 같은 인물, 순덕까지. 구조력을 갖춘 시나리오로 시작했다고 생각이 되는데, 왜 탐정물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그렇다면 보여주는 분위기를 결정짓는 연출에 있어서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탐정물답지 않은 연출. 사실 제대로 된 탐정물은 극중 인물만 우다다다 수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관객에게 특정 단서가 되는 화면을 보여주며, 같이 수사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영화<그림자 살인>은 배우들 끼리 우다다 합니다. 탐정이 나오면서 관객 소외시면 안 됩니다.

 

OTT로 봐서?

영화관에서 봤다면 추격 씬이나, 어둠 속의 칼부림 장면이 모두 스펙터클하게 다가 왔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그림자 살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추천 하지만 2009년에 이미 개봉했던 영화였기 때문에 아마도 영화관에서 <그림자 살인>을 다시 마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의 OTT 시장에 영화 <그림자 살인>이 아름 아름 풀려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OTT로 보면 영화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액션이나 분위가 확실히 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OTT로 옮겨 간다고 해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현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야기의 스토리 라인이 짜임새가 있다면 더욱 더 그러하리라 생각합니다. 분명 영화는 살인 사건을 쫓는 탐정물입니다. 주인공인 홍진호(황정민)의 극중 직업이 과거 순사를 하다 때려치우고 사설탐정 사무소를 차려 의뢰 받은 사건을 조사하는 탐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액션이나 시각적 볼거리가 있는 반면, 추리를 뒷받침 하는 대사나 장면의 연결이 탐정물의 색깔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는 한편의 유쾌하고 싶은 활극?

 

 

영화는 과연 해피엔딩인가?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낯선 일제 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합니다. 시대 특유의 암울과, 또 일제에 맞서는 뜨거운 심장을 숨기고 다니는 사람들의 낭만이 숨 쉬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영화속에서는 제대로 된 시대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영화의 끝 부분, 고종 황제로 추정 되는 분이 헤이그에 홍진호(황정민)과 광수(류덕환)을 파견하는 장면을 보면, 영화의 시기는 헤이 특사 사건이 터지기 직전인 1907년의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곧 고종 황제의 강제 퇴위가 기다리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홍진호(황정민)과 광수(류덕환)이 탐정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황명을 받드는 희망적인 내용으로 끝을 맺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아주 조금만 안다면 영화의 끝은 절대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물론 시대가 행복하지 않은 시대이니 어쩔 수 없겠지만, 고종 강제 퇴위를 암시하며 끝나는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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