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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세계 여행(1902), 세계 최초의 SF영화

by 아일야블로그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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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와 잡담이 가득합니다. 연람에 참고 바랍니다.>

달세계 여행(1902)

 

2분의 벽을 넘어, 편집의 세계로

영화 <달세계 여행>1902년 소설가 쥘 베른이 쓴 지구에서 달까지를 조르쥬 멜리에스 감독이 각색해서 만든 흑백 무성영화입니다. 무성영화란 소리가 없는 영화란 뜻인데, 아예 소리가 없는 영화는 아니고, 배우들의 음성과 현장음은 없고, 영상 녹화 후 배경음악과 변사의 내레이션이 더해진 영화들이 대부분입니다. 당시 영화의 길이가 대부분 2분이었던데 반해, 영화 <달세계 여행>은 약 14분의 러닝 타임을 갖고 있어, 영화가 갖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영화의 감독 조르쥬 멜리에스는 영화감독 이전에 마술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장면과 장면을 이어 붙여 이야기가 이어지는 편집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이며, 여러 가지 특수효과를 영화에 도입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는 타임랩스, 디졸브, 다중 노출, 스톱모션 등을 지금 우리가 아는 영화다운 모습들을 최초로 영화 세계에 끌어들인 인물이기도 합니다. 1902년 우리나라는 대한제국으로 광무 6년을 맞이할 때였고, 일본에 의해 정치적 간섭이 거세 질 때였습니다. 고종 황제가 광무개혁을 단행하던 시기였습니다. 한국이 대중문화라는 것에 눈도 뜨지 못할 시절에 프랑스에서는 상상의 세계를 시각화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시 영화 <달세계 여행>으로 돌아오자면, 본 영화는 영화사적인 의의가 아주 큰 작품이라고 합니다. 현대인으로서 본 영화를 봤을 때, 그만한 의미를 모두 찾거나 느끼지는 못하지만 1902년을 살던 대한제국의 한 사람이 이 영화를 본다면 꿈을 꾼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달에 가면 무슨 일이 있을까?

영화 <달세계 여행>은 남북전쟁 이후 넘쳐나는 화학 무기와 공장 등을 어떻게 처리 할까 논의하는데서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천문학자들은 큰 대포를 만들어 그 안에 사람을 태우는 우주선이라는 것을 만들어 사람을 달에 보내는 계획을 이야기하고,, 반대하는 사람의 머리에 책을 집어던져,,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우주선 발표 계획을 실행합니다.. 큰 대포, 즉 우주선이 만들어지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보던 천문학자들은 우주선이 완성되자 여러 사람의 환송을 받으며 달로 발사됩니다. 로켓에게 점점 가까워지는 달. 그리고 달의 고약해 보이는 얼굴에 꽂히는 우주선. 달에 대한 프랑스 외에 서양의 이미지는 지구를 미소 지으며 지켜보는 사람의 얼굴인 것 같습니다. 동양에서 만들었다면 떡 만들고 있는 토끼를 찾아 다녔을 테니 말입니다. 어쨌든 화면은 달 내부에서의 천문학자들로 바뀝니다. 달에 도착한 천문학자들은 급격한 피곤함을 느끼고 잠에 빠집니다. 그때 그들 머리 위로 지나가는 북두칠성과 여러 별들은 상당히 아름답게 디졸브 되어 사라지고 나타나고를 반복합니다. 그 후 달은 천문학자들에게 하얀 눈을 날리고, 반쯤 동사 직전에 깨어난 천문학자들은 동굴을 찾아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달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외계의 생명체를 만나고, 그들을 피해 도망치던 천문학자들은 결국 외계인에게 붙잡히고 맙니다. 외계인의 보스에게 잡혀간 천문학자는 외계인의 보스를 죽이게 되고 그들은 얼른 비행선 안으로 돌아와 지구로 도망치려 합니다. 천문학자들 중 한명은 비행선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비행선에 달린 밧줄을 붙잡고 지구에 도착합니다.. 그들은 바다에 빠지지만 점차 우주선이 떠올라 많은 사람들의 환대를 받는데서 영화는 끝납니다. 1902년에 우주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다니! 세계 최초의 SF영화 타이틀을 왜 달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상상하게 하는 것이 영화였을 때

1902년 이 영화를 봤다면 마치 꿈을 꾸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과거 동시녹음이 영화에 도입되었을 때, 배우의 목소리와 현장의 소리가 영화에 고스란히 담기는 것은 영화가 아니라는 논의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대인으로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겠지만 영화는 순수한 상상의 영역이었습니다. 화면을 보며 소리, 감정, 바람, 날씨, 색깔 등을 상상하는 영역 말입니다. 그래서 무성이라는 것 자체가 영화의 일부이고, 소리를 상상하는 것도 영화의 재미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동시 녹음이 가능해지면 영화는 소리를 상상하는 주요 기능을 잃어버린 다는 것입니다. 현대인은 저로서는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달세계 여행>은 상상의 여지가 풍성하게 남아있는 영화라 생각합니다. 소리가 없다는 것보다 관객을 위해서 소리의 영역을 상상으로 남겨 두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천문학자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토론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상상의 영역이 영화라고 봤을 때, 영화는 디테일한 화면을 잡아 낼 필요가 없어집니다. 너무 자세한 촬영은 상상의 영역을 제한해 버리는 게 될 테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영화는 스토리 진행 위주의 풀샷이 전부입니다. 그 안에 자세한 여러 가지 것들은 상상자의 능력에 따라 채워지는 것이겠지요. 상상의 힘이 필요하신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영화 <달세계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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