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마녀 배달부 키키, 실사 영화

by 아일야블로그 2024. 6. 22.
반응형

<스포일러가 가득합니다. 원치 않으시면 돌아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사화를 피하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회사 지브리의 인기 애니메이션 <마녀 배달부 키키>가 실사영화로 2014년 일본에서 개봉했습니다. 사실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상당히 즐겁고 어색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일단 애니메이션에 비교하지 않아도 되어,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게 초점을 맞출 수 있었기에, 흔히 말하는 애니메이션의 구현과 관련된 이슈를 가볍게 피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사 영화 자체로 <마녀 배달부 키키>는 재밌었습니다. 마녀가 있고, 하늘을 날고, 배달부 일을 하게 되고, 그 와중에 마녀라는 편견에 상처 받고, 하지만 키키가 가진 본연의 선한 마음으로 상처도, 비행하지 못하는 복잡한 심경도 모두 이겨냅니다. 전형적인 애니메이션 구조의 스토리 라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키키 역할을 맡은 배우고 예쁩니다. 세트 분위기도, 바닷가 마을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용인 되었던 부분, 캐릭터의 설명 부족, 급발진 하는 사람들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아무래도 만화의 캐릭터로서 사람들이 이해하는 부분과, 실제 사람으로의 캐릭터는 다른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아무래도 표정이 극대화 되어, 짧은 컷에도 캐릭터의 성격이 모두 납득이 됩니다. 하지만 실사화가 되면 애니메이션 적 허용에서 괜찮았던 것들이 모두 납득하기 힘듦으로 바뀌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역배우들이 다수 등장하는 씬에서는 연기의 타이밍이 살짝 늘어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마녀 배달부 키키>가 전하고 싶은 내적인 메시지는 정말 잘 전달되었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보지 못해서 이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로서는 자녀들과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실사화를 피하지 못한 애니메이션임에는 분명하지만 실사화도 그렇게 나쁘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녀라는 편견

키키는 마녀의 피가 흐르는 마녀의 일족입니다. 그런데 진정한 마녀가 되기 위해서는 혼자서는 마녀가 살지 않는 마을에 가서 1년을 수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마녀가 없는 마을에서 홀로 마녀로 어떤 정체성을 갖고 살아갈지를 정하라는 뜻이 아닐까 합니다. 과거의 마녀는 많은 주문을 외고, 신비한 약을 지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키키가 사는 시대의 마녀는 그런 많은 주문들을 잊은 지 오래 인 것 같습니다. 일부러 가르치지 않았을 수도 있고, 혹은 배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키키는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것 외에 마녀다운 일을 하나도 할줄 모릅니다. 키키가 보기엔 인간들이 하는 모든 것이 마법 같아 보입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하늘을 나는 빗자루를 타고 배달 일을 시작한 키키는 마녀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게 됩니다. 1년을 수행을 해야 진짜 마녀가 되기 때문에, 수행을 위해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생활을 해 가는 키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가 단순한 업무로서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녀를 저주나 나쁜 것을 나르는 마녀라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사실 누구보다 마녀 같은 마음을 가진 건 사람이었는데도 말입니다. 키키의 순수한 의도와는 달리, 그녀가 가진 능력을 악용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선의로 해왔던 일을 악의로 바꾸어버리는 사람들로 인해 키키는 더 이상 마녀로서 살아가는데 회의감을 품습니다. 그렇게 마녀로서의 자긍심도, 하늘을 나는 즐거움도 잃어버렸을 때, 키키는 더 이상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수 없게 됩니다. 결국 마녀라는 신분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그 장벽에 갇혀버린 것입니다. 영화는 편견에 갇혀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수순수함에 상처 입은 어린 소녀를 잘 표현해줍니다.

 

아기 하마 = 어린 마녀 배달부 키키

키키의 마음이 태풍이 몰아치는 날씨 같았던 어느 날, 지역의 동물원의 아기 하마가 점점 아파지고, 당장 수의사의 진료가 필요해 졌습니다. 원인은 동물원의 사자가 아기 하마의 꼬리를 물어서 꼬리가 절반 정도 없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바다 건너에 있는 수의사에게 아기하마를 데려가 달라고 키키에게 부탁합니다.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하마가 아무리 소중해도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하지는 않을 텐데,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건너 하마를 수의사에게 데려다 달라니, 마을 사람들은 정말 잔인한 성품의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 들었습니다. 어쩌면 마녀에게는 검은 고양이처럼 9개의 목숨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키키는 사람들이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자, 아기 하마를 배달하는 일을 맡습니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것을 꿈꿔왔던 소년, 톰보( トンボ= 잠자리)와 함께 태풍을 뚫고 수의사를 만나러 갑니다. 죽을 위기를 넘기고 수의사에게 도착하자, 수의사의 처방은 아기 하마의 꼬리에 잃어버린 꼬리를 대신할 줄을 묶어줍니다. 그리고 아기 하마가 앓았던 병이 자기중심을 잃어버리는 병이라고 합니다. 꼬리라는 자기중심을 잃었기에 마음이 병들고, 몸이 병들었다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이것은 하늘을 나는 키키의 꼬리 같았던 마녀 지팡이를 의미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마녀로서 키키가 유일하게 할 수 이었던 것이 지팡이를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이었습니다. 즉 키키에게 마녀로서의 중심은 지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는 사자같이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로 인해 마녀로서의 중심을 잃고, 그로 인해 비행도 할 수 없었던 것을 빗대어 표현 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심을 되찾은 아기 하마처럼, 키키도 자신의 중심을 되찾습니다. 마녀로서의 자긍심, 그리고 하늘을 나는 즐거움 까지. 그렇게 키키는 이제는 건강해진 하마를 데리고, 톰보의 꿈인 비행을 시켜주며 마을로 돌아옵니다. 그녀가 돌아오자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그녀를 환영해 줍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사이가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화해를 하고, 하늘을 날고 싶었던 소년 톰보는 스스로 하늘을 나는 자전거를 성공시킵니다. 어쩌면 어린 마녀 배달부 키키가 나른 진짜 마법은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