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작정하고 많이 포함하고 있으니 연람에 참고부탁드립니다>
시리즈물인데 베놈 1,2 모르고 봐도 돼?
아닙니다. 적어도 1편은 보시고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으시다면 외계에서 심비오트라 불리는 외계생명체가 지구에 어떠한 이유(1편에는 탐욕스러운 과학자가 외계에서 지구로 데려온 것)로 지구에 오게 되고, 그들은 생명이 있는 것에 동화(섞여) 생명을 유지합니다. 그들은 인간의 뇌를 먹습니다. 심비오트라는 외계종의 한 개체의 이름이 베놈입니다. 베놈은 에디 브록(톰 하디)이라는 기자와 융합되어 인간과 심비오트 그리고 다른 외계의 존재와 싸웁니다. 그리고 영화 <베놈> 그런 맥락을 바탕으로 1,2,3편이나 달려온 나름 성공한 시리즈 영화입니다. 이정도의 개념을 알고 영화관에 가시면 영화 관람에 지장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영화 베놈은 SSU(Sony's Spider-Man Universe 소니사의 스파이더맨 영상물 세계관)와 관련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스파이더맨의 터치를 심심치 않게 느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외계인 잡는 외계인, 베놈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의 시작은 심비오트의 창조자 '널'의 외침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심비오트의 고향 별에서 속박된 체로 자신을 풀어 줄 수 있는 유일한 열쇠, 코덱스를 찾아오라고 제노파지들을 우주에 보내버립니다. 널은 심비오트와 제노파지를 창조한 존재인데, 심비오트에 의해 속박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노파지들은 우주 곡곡에 흩어져 코덱스를 찾는데, 코텍스는 주인공인 에디와 베놈에게 있었습니다. 에디가 한번 죽었을 때, 베놈이 그를 달리며 그들 사이에 코덱스가 형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코덱스는 에디가 베놈의 힘을 발현할 때만 보이기 때문에 에디가 에디의 몸으로 움직일 때는 제노파지들에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코덱스는 에디나 베놈 둘 중 하나가 죽으면 없어진다고 합니다. 영화의 끝이 훤히 보이는 설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아주 단순한 구조라고 느껴질 수도 있고, 또 단순해서 쉽고 흥미롭게 액션에 집중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에디와 베놈은 진퇴양난에 빠져있습니다. 에디의 얼굴로 돌아다니면 경찰과 군대에 쫓기고, 베놈의 얼굴로 돌아다니면 제노파지들에게 쫓겨 다니니 말입니다. 그래서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도망 다니는 내용입니다. 에디는 자신이 사람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뉴욕의 유능한 법조인을 만나러 가야 했고, 대중교통으로 움직일 수가 없어서 베놈인 상태로 비행기에 올라타 이동합니다. 그런데 제노파지에게 들켜 도망 다닙니다. 베놈은 물고기, 개구리, 말등으로 보습을 바꾸며 에디를 어쨌든 구해서 서부를 가로지릅니다. 그런데 베놈은 뉴욕에 가서 꼭 자유의 여신상( 자유 아가씨)를 보려고 합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위한 꿈을 갖고 서부의 사막을 횡단해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뉴욕에 간다? 뭔가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뉴욕에 몰려든 전 세계의 사람들이 생각나는 멘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영화도 그런 부분을 빠짐없이, 꼼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서, 베놈이 미국 사회(사람들이 사는 지구라는 환경)와 에디(인간)에게 완벽하게 적응해서 일정 부분 공생이 가능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게 베놈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은 사실 이별의 순간을 더욱 가슴 저리게 하는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신나게 놀고, 마지막 춤까지 춘 베놈은 결국 제노파지에게 공격받고 그러다 미군에게까지 공격받습니다. 그렇게 음파공격으로 에디와 분리된 베놈. 그들이 눈 뜬 곳은 51 구역. 하지만 이곳 연구소의 직원들에게 옮겨 붙었던 베놈이 다시 에디를 찾아가며 그들의 탈출 행각은 많은 제노파지들을 구역에 불러들이고, 베놈은 자신이 가진 흡수 능력을 이용해 제노파지와 함께 죽음을 택하고, 에디와 베놈은 영원한 이별을 맞이합니다. 사실 장면의 변화나 이야기의 흐름의 변화를 갖고 오는 인물의 등장이 뜬금없기는 합니다. 카지노에서 첸 아주머니를 만나서 코텍스가 들킬게 뻔한데 베놈의 몸으로 춤을 춘다는 것도 그렇고, 언제 어떻게 옮겨 간지 모르겠지만 가슴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단 연구원에게 베놈이 잠깐 옮겨 갔던 것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뭐, 그런 연결 고리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걸리지 않는 편이라면 영화를 즐겁게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베놈은 외계인 존재를 잡기 위해, 지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합니다. 정말 이 장면에서 제 양 옆의 모르는 남자 1과, 지인 여자 1이 울었습니다. 그만큼 박진감 있고, 가슴 찡하게 베놈의 희생이 전달되는 장면이었다 생각합니다.
에디와 마지막 춤, 베놈 시리즈 전반을 반추하는 신발의 존재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는 베놈 에디와 베놈의 긴 서사의 마지막을 그린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베놈이라는 캐릭터 자체는 CG라서 나이를 먹지 않지만 에디 역할의 톰 하디는 에이징에 취약한 실존 인간이기 때문에 에디와 베놈의 콜라보는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가 마지막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에는 이상하게도 신발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딱히 특정 메이커의 신발이 아닌 것으로 보아 PPL은 아닌 것 같고, 굳이 여러종류의 신발을 보여주는 것은 어쩌면 어떤 상징의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처음 등장했던 신발은 애디가 신고 있던 무늬 없는 낡은 하얀 크록스 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에디는 감금된 투견을 구해주면서 신발이 찢어지고, 베놈에 의해 낯선 부츠를 받습니다. 그리고 베놈과 함께 쫓기는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 뉴욕으로 가는 도중 그는 경찰에, 군대에, 외계의 몬스터에게 쫓기며 신발이 없어지고 맨발로 황량한 사막과 같은 곳을 건너게 됩니다. 그렇게 맨발로 황무지를 건너던 중, 에디는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며 외계인 관련 시설이라고 알려진 흥미진진한 곳, 51 구역으로 향하는 일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에디는 연쇄살인범 같다는 맨트를 들었지만 일가족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며,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 일가족으로부터 낡은 신발을 선물 받습니다. 따뜻한 사랑과 애정이 담긴 신발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신발에 술 취한 부유한 남자가 오줌을 싸버리고, 에디는 그를 쓰러뜨리고 그의 옷과 구두를 뺏어버립니다. 그렇게 좋은 신을 신은 에디는 신발이 마음에 든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쫙 빼입고 그는 51 구역에 잡혀오게 되고, 그 뒤로는 그의 신발에 대한 다른 언급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영화에서의 신발은 베놈 시리즈 전체를 반추케 하는 하나의 아이템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평범한 인간의 삶이 크록스고, 베놈을 만나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한 신을 신게 되는 에디. 인디언 격언에 그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신을 신어보란 말이 있습니다. 즉 에디는 신을 바꿔 신으며 다른 입장이 되어 간다는 뜻을 의미하겠죠. 에디는 베놈을 만나 다소 기괴한 삶을 삽니다. 그러다 신발을 잃어버리는 육체적 죽음도 경험합니다. 그런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외계인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한 일가족을 만나 새 신발을 얻습니다. 그건 일가족은 아마도 외계인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하고 베놈에게 마음이 따뜻한 관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로부터 다시 시리즈를 이어갈 심리적 위로와 에너지를 얻은 에디. 그리고 그가 만난 부자는 아마도 투자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평범했던 사람이 베놈을 만나 대중으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얻어 영화가 되고, 에디와 베놈의 시리즈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것. 그것이 영화에서 보여줬던 신발의 상징적인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두 개의 쿠키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의 쿠기 영상은 2번 나옵니다. 첫번째는 에디의 쿠키입니다. 불러도 대답 없는 베놈을 생각하며, 베놈이 보고 싶어 하는 자유의 여신상 앞에서 선 에디. 그는 자유를 얻었고, 그 자유를 위해 함께했던 동료를 잃었습니다. 에디는 베놈의 마지막 말대로 그를 절대 잊지 않겠다고 중얼거립니다.
두 번째 쿠키는 멕시코에서 잡혀갔던 바텐더와 아주 조금 남아 있던 베놈의 세포조직입니다. 즉! 베놈은 죽지 않았습니다. 다만 에디와의 결합이 끝났다는 거겠죠.
쿠키와 상관없이 심비오트와 결합한 여성 과학자가 하나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죽지 않았습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도 나오는 캐릭터라고 알고 있는데, 이것으로 새로운 심비오트 시리즈나 베놈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영화에서도 신발을 통해 앞으로의 행방을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베놈의 각본가도 미래는 모르겠다!라고 우리에게 던진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