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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세계의 남친

by 아일야블로그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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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는 두 사람인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원제는 千尋神隠입니다. 직역 하자면 센과 치히로를 신이 숨김좀 더 부드럽게 바꿔 보자면 신이 숨긴 센과 치히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일본어인 神隠(카미카쿠시)는 마치 신이 숨긴 것처럼 갑자기 사라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상태를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그렇게 숨겨진 대상이 센이란 존재와 치히로라는 존재, 두 존재로 표현 된다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는 센이란 인물과 치히로라는 인물이 동일 인물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 영화 안에 우리는 모르는 두 번의 실종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요? 사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워낙 유명한 영화라 영화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 등이 공식 채널을 통해서 많이 회자되었고, 또 많은 리뷰어나 유투버들이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서, 저는 좀 궤변을 늘어놓아 볼까 합니다.

일본어의 카미카쿠시를 굳이 번역하자면 실종, 행방불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재한 뜻 자체가 다릅니다. 일본어의 카미카쿠시는 신의 능력이 개입했음을 전제로 하는 행방불명입니다. 물론 그만큼 완벽한 실종을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센과 치히로는 신의 영역과 접촉한 것이 전제로 실종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게 제목대로 치히로는 신의 세계로 가버립니다. 신의 음식을 먹어 돼지가 된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유바바와 계약을 하게되는 치히로는 자신의 이름 중 한 글자를 빼앗깁니다. 이름이 너무 건방지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래서 찾다, 캐묻다, 탐구하다라는 뜻을 가진 뒷 글자,을 유바바에게 빼앗깁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남은 글자는 숫자 천을 뜻하는 입니다. 이것은 치히로의 실종 자체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구해내지 못할 경우, 신의 세계에서의 또한 유바바의 손에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두 번째 실종으로 보는 게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즉 그녀의 운명은 인간세계에서 한 번, 신들의 세계에서도 한 번 이렇게 두 번 없어질 운명이었던 게 아닐까요. 결과 적으로는 한 인물이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그녀는 두 번 죽을 뻔 했다!라고 제목이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강한 메시지

극의 초반, 아버지의 차가 이상한 곳으로 들어서면서 아버지는 말합니다. 원래 강이 있던 고슬 간척해서 강이 없어지고, 건물이 세워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것은 바로 하쿠의 신세를 대변하는 말입니다. 하쿠 또한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라는 이름의 코하쿠 강의 신이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아름다운 백룡의 모습을 한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강이 인간의 간척사업으로 없어지자, 하쿠는 더 이상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하쿠는 지브리 3대 꽃미남으로 뽑히는 남자 주인공입니다. 굳이 나이 많은 신을 이런 소년의 얼굴로 그려놓은 데는 지브리의 강한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이렇게 잘생긴 하쿠같은 신을 되돌리고 싶다면 환경 파괴를 그만하고, 다시 자연 환경을 복원하라는 뇌절이 아닐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치히로가 일하는 곳은 신들이 목욕을 하러 오는 신들의 온천입니다. 그곳에서 오물의 신을 씻기는 일을 하게 된 치히로. 치히로는 오물의 신을 씻기던 도중 그에게서 자전거를 비롯한 각종 쓰레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오물의 신의 몸에서 빼내어 줍니다. 오물의 신은 감사의 표시로 치히로에게 경단을 주고, 깨끗해진 모습으로 온천을 떠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더럽힌 강의 신을 유일한 인간인 치히로가 씻겨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순리일지 모릅니다. 결자해지. 자업자득 등등. 마치 지금 네가 더럽힌 환경에 대한 빚은 죽어서 반드시 갚아야한다 라는 무서운 경고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등학생의 로맨스 영화

신으로서 일자리를 잃은 하쿠는 유바바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유바바의 심복으로 온천에서 일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는 니기하야미 코하쿠누시라는 훌륭한 이름을 잃어버린 채 말입니다. 영화에서 하쿠는 말합니다. 이름을 잃지 말라고. 사실 이름은 스스로의 존재감이고, 곧 앞으로 행동할 미래의 길이기도 합니다. 센이란 이름은 유바바에게 속한 온천의 종업원중 하나지만 치히로란 이름은 인간 세계에서의 이름이기도 하고, 엄마와 아빠를 찾아 떠나야 한다는 사명감이기도 합니다. 하쿠는 본명을 잃어버리며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이유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치히로의 도움으로 자신이 누구였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를 되찾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치히로와 헤어지는 길에도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어느 물에 어떻게 흘러들어 터를 잡고, 치히로를 지켜볼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다짐과도 같은 말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이런 방식의 로맨스, 기억이나 감정의 성장이 단절 되었지만 한번 본 여인에 대한 사랑으로 마법 혹은 마술을 배우는 서사는 차기작인 <하울이 움직이는 성>의 하울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강한 사랑을 시청자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혼자 속만 끓이는 답답한 양반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치히로가 신들의 세계에서 처음 만나서 마지막 까지 만난 인물은 하쿠입니다. 느껴지십니까? 하쿠의 뜨거운 사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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