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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 소녀의 심장을 지닌 엉뚱한 아가씨

by 아일야블로그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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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파리지엥이 무리인 당신께

할리우드와 충무로의 영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프랑스 영화가 조금은 손이 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분께 <아멜리에>를 추천 합니다. 사실 <아멜리에>도 프랑스 영화에 익숙지 않다면 재미를 찾는 것이 살짝 힘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영화의 제목이기도한 극중 주인공, 아멜리에를 알고 <아멜리에>가 나면 꽤 매력적인 영화임을 공감하실 수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멜리에의 원작 제목은 Le Fabuleux Destin d'Amélie Poulain으로 번역 하자면 아멜리 폴랑의 멋진 환상적인 운명이 됩니다.

영화는 상당히 진부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흡사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느낌으로 말입니다. 성적인 장면도 묘사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아멜리에의 탄생을 뜻하는 냉소적인 서술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애로틱한 장면이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한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기도합니다. 상당히 정신없는 내레이션이 지나가면 아멜리에의 탄생과 함께 그녀의 유년시절이 등장합니다. 그녀의 성장 과정에서 신경질 적인 엄마와 무뚝뚝했던 아빠가 있었고, 엄마는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나름 지식층에 속했던 아멜리에의 부모님은 아멜리에의 건강과 성격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하지 않고 오해를 합니다. 결국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성격을 제대로 알기도 전에 죽어버린 것입니다. 이에 홀아비가 된 아멜리아의 아버지는 그녀를 잘 키려고 하지만 결국 서로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골은 깊어져만 갑니다. 이런 서술을 상당히 건조하고, 또 자극적인 화면으로, 조금은 장난기 있는 내레이터가 내레이션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이해하기엔 충격적인 것들이 꽤 난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영화 전반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장면이라 지루하셔도 인내심을 갖고, 충격적인 마음에 놀라 자막을 놓치지 않고 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멜리에는 행복을 나눠주는 천사

사실 원작 제목과 극중 주인공 아멜리에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점이 있습니다. 그녀는 상당히 심심한 인생을 살았고, 남자친구와의 잠자리에서도 만족을 얻어 본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내향적이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끌려다니기 일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인생에 작은 의외의 이벤트가 벌어집니다. 영국의 전 황태자비 다이에나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놀란 그녀는 동그란 물체를 떨어뜨리는데, 그렇게 굴러간 물체는 벽 쪽에 붙어있던 타일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타일은 떨어져 내부에 새로운 물체가 있음을 아멜리에에게 알려줍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집의 전, 혹은 전전 주인이 몰래 숨겨 놓았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작은 보물 상자였습니다. 오직 그 추억을 가진 당사자에게만 보물이 되는, 그런 보물 상자 말입니다. 아멜리에는 환상에 빠져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타인에게 값진 삶이기를 바라는 내면을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아멜리에는 용기를 내서 자신의 방에 살았던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유여곡절 끝에 이전 거주자를 찾은 아멜리에는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물건을 본래 주인에게 돌려줍니다. 그리고 그 추억의 선물을 돌려받은 아저씨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아멜리에는 행복을 느낍니다. 그 후로 아멜리에는 타인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일에 조금 더 적극적입니다. 물론 야제장수 아저씨에게 했던 일은 조금 범죄와 같아 보이기도 했고, 집주인 아줌마가 빠져있는 우울을 극복하게 해주기 위해 한 일은 엄밀히 말하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작은 사기쯤이야 귀엽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멜리에를 연기한 배우가 귀엽기도 했고, 그녀의 작은 사기로 눈물뿐이던 집주인 아줌마는 행복한 미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스스로가 행복해질 차례

아멜리에는 보물 상자 아저씨, 집주인 아줌마, 담배 파는 아가씨, 외국인 노동자 청년, 그림 그리는 할아버지, 길가는 맹인 아저씨에게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복을 나눠 줍니다. 생각해보면 121분이라는 영화 상영시간에 비하면 정말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나눠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들어서 정신없어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타인을 도와주면서 점점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보고, 자신의 사랑을 쟁취하는데 용감해지는 아멜리에의 모습을 보면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중 아멜리에의 엄마가 보지 짓지 못한 그 미소를 관객이 짓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아멜리에는 사실 날 때부터 상당한 개구쟁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녀를 받아들이기엔 어머니는 신경질 스러웠고, 아버지는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던 것뿐입니다. 그러한 가정환경에서 자신을 억누르고, 스스로를 속이고 살았던 아멜리에가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저는 참 재밌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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