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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쿠, 남녀 역전_요시무네의 시대

by 아일야블로그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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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한가득 있습니다. 연람에 참고 바랍니다.>

 

 

 

언제나 핫(hot)한 아이템, 오오쿠

일본에는 언제나 핫한 최고의 아이템인 역사가 몇 개 있습니다. 헤이안 시대에는 겐지모노가타리, 음양사와 관련된 인물들이 있을 것이고, 헤이안시대 말기의 가마쿠라 막부의 성립과 관련된 역사, 가마쿠라 막부가 망하고 무로마치 막부가 설립될 시기의 이야기, 100년간의 전국시대, 그리고 에도막부가 성립될 때의 이야기, 에도막부 말기의 천황파와 쇼군파의 대립을 다룬 이야기, 그리고 에도 막부의 후궁의 삶을 다룬 오오쿠 등이 일본의 대하드라마의 주요 단골입니다. 이전에도 오오쿠와 관련된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오쿠와 관련된 영화의 포스팅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계속 만들어 내니까요. 올해 초에도 후지테리비에서 카메나시 카즈야 주연의 오오쿠를 방영했습니다. 후지테레비가 2005<오오쿠 꽃의 난>이후 잊을 만하면 오오쿠 관련 드라마를 내놓고 있는데, 그 만큼 투자한 만큼 결과를 뽑아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핫한 남녀 역버전 <오오쿠>

영화 <오오쿠(大奥)>201010월에 개봉한 남녀가 뒤바뀐 버전의 가상역사 영화입니다. 2년 후 개봉하는 <오오쿠~영원~>과 세계관을 같이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요시나가 후미 만화가의 동명 만화와 같은 세계관입니다. 만화 <오오쿠>는 남자만 걸리는 적면포창이라는 병으로 남성인구가 급감하고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역전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애도 막부도 여성 쇼군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성 쇼군의 세상이 시작되고 약 100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본 영화 <오오쿠>는 남녀 역전 버전 오오쿠의 시작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때는 8대 쇼군 도쿠가와 요시무네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요시무네는 도쿠가와 가문의 직계가 아니라 방계로 도쿠가와의 고산케( 도쿠가와 직계의 후손이 없어질 것을 대비해서 이에야스가 지정해 놓은 3개의 집안) 중 하나인 기슈번의 당주였습니다. 쇼넨 쇼군이라 불리던 7대 쇼군 이에츠구가 어린 나이에 죽자 후계를 기슈 번의 당주로 정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시작도 시골에서 에도로 상경해 에도성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요시무네가 오오쿠와 에도성에 대 적응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적면포창이 바꿔놓은 남성의 가치

영화의 주인공은 니노미아 카즈나리가 연기한 유노신이라는 하급 사무라이 집안의 아들입니다. 그는 100년을 지속된 적면포창으로 이미 바뀌어버린 남성관 아래서 자란 사람입니다. 적면 포창은 남자들만 걸리는 병으로 인구의 성비는 극도의 불균형을 갖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바깥의 노동은 여성이 떠안게 됩니다. 남성은 대신 건강만 유지하고, 과거 전설처럼 내려오는 검도나 무예를 취미삼아 합니다. 성비가 극도로 불균형하기 때문에 남성은 혼인에서 상당히 비싼 값에 거래 됐고, 그런 돈이 없던 여성들은 요시와라에서 남자를 사 임신을 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돈이 좀 있고, 얼굴이 반반한 여자만 가능 했던 일이고, 돈이 없던 여자들은 아이를 가질 기회조차 갖지 못했습니다. 유노신은 그런 돈 없는 박색의 여자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씨를 나눠 주로 다니는 착한 남자로 나옵니다. 그가 굳이 결혼을 선택하지 않고 이런 삶을 사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그가 사랑하던 여자가 바로 상인 계급의 여자, 노부(미화어를 붙여 극 중 오노부로 불림)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계급상 그녀를 아내로 맞을 수 없다는 것에 계속해서 무료 봉사를 하고 다녔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는 돈 많은 상급 계급과의 혼담을 갖고 오고, 유노신은 부모님의 키워주신 은혜에 보답하겠다며 오오쿠에 들어가 봉공하려고 합니다.

 

 

오오쿠 그곳은 남자의 천국과 지옥이었다.

그렇게 오오쿠에 들어가게 된 유노신은 세상의 모든 남자가 묘여 있는 것 같은 오오쿠를 보게 됩니다. 쇼군 한명을 위해서 이렇게 많은 남자가 씨를 아끼며 지내는 모습에 의아함을 갖지만 무사집안의 남자로서 오오쿠에서의 소임을 다하려 합니다. 그런데 이곳의 남자들, 얼굴 반반한 유노신을 겁탈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검도를 해왔던 유노신을 제압할 수 없었고, 유노신은 순식간에 오오쿠에서 주목받는 남자가 됩니다. 그가 오기 전 오오쿠의 아이돌이었던 츠루오카와의 검승부에서 이겨버리니 주목을 받을 수밖에요.. 그리고 그는 덜컥 쇼군과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오미에도리(쇼군의 존안을 알현할 수 있는 계급)가) 됩니다. 그리고 신임 쇼군이 처음으로 오오쿠에 행차하는 날, 유노신은 덜컥 간택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쇼군의 아버지가 될지도 모르는 로또가 아니라, 첫날밤 이후 목이 베이는 지옥행을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3대 쇼군의 시기 카스가노 츠보네에 의해 오오쿠가 처음 생겼을 때, 쇼군과 첫 날밤을 보내, 피를 보게 해 쇼군의 몸에 상처를 입히게 되는 남자는 목을 베라는 오오쿠의 규칙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노신은 오오쿠의 총괄이이었던 토리시마리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를 오미에도리에 올린 것도 바로 쇼군의 첫날밤을 가진 남자가 죽는다는 규칙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꼼짝 없이 죽게 생긴 유노신.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쇼군과 첫날밤을 보냅니다. 쇼군은 자신의 선택이 마음에 든 남자를 죽게 만들었다는데 죄책감을 갖고, 유노신의 소원대로 그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인 오노부를 부를 수 있게 해 줍니다..

 

 

역사와 아슬아슬 징검다리

 

유노신과 첫날밤을 보낸 8대 쇼군 요시무네는 유노신을 관례대로 처리합니다.. 물론 표면적인 이야깁니다. 무사의 아들 유노신은 죽고, 그에게 상인의 신분을 내려 그를 비밀리에 살려줍니다. 물론 고향의 가족들은 유노신이 죽었다고 알게 됩니다. 하지만 유노신은 새 이름을 받고 고향에 내려가 자신이 사랑했던 오노부를 찾아갑니다. 이제 신분의 벽이 사라져 버린 것! 둘은 아마도 오래오래 행복한 삶을 살았으리라 생각합니다.

한편 요시무네는 에도성에 남아 지금까지 에도성에 없었던 일을 하나하나 시행합니다. 그녀는 오오쿠에서 용모가 수려한 남자 50명을 모아놓으라 명합니다. 모두들 자기가 뽑혀서 쇼군의 아버지가 될 단꿈에 젖어 있었는데, 요시무네는 그들에게 오오쿠를 떠나라는 명을 내립니다. 사실 이는 실제로 요시무네가 했던 오오쿠 개혁의 일환이었습니다. 물론 사치가 심해 많은 돈을 쓰고 있던 오오쿠의 부피를 줄이는 게 역사적인 목적이었지만 남자의 수가 한참 부족한데 오오쿠에 남자를 모아놓고 독점하고 있는 건 일본의 미래를 위해서 불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사상 상당한 수완가였고 개혁가였던 8대쇼군의 모습을 성별 역전 버전에서도 잘 보여 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지고 보면 영화 <오오쿠>에서 볼수 있는 몇 안 되는 역사적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성별은 반대지만 말입니다.

 

만화 <오오쿠> 시리즈의 시작을 연 요시무네.

남녀 역전 버전 <오오쿠>의 시작은 요시무네입니다. 기슈에서 올라온 시골 출신 쇼군이 오오쿠에 있는 이상한 규칙들에 의구심을 갖고, 과거의 기록을 들춰보게 됩니다. 그렇게 카스가노 츠보네가 적면포창으로 죽은 이에미쓰의 딸을 데리고 와 남성 중심의 오오쿠를 만들어 가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이동합니다. 이는 네플렉스에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오오쿠>에서도 확인 하실수 있습니다. 2기도 공개된다고 하니, 색다른 하렘 이야기를 즐기고 싶으신 분은 관렴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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