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한가득 포함하고 있으니 연람이 참고 바랍니다.>
상상의 맛, 웡카의 초콜릿
영화 <웡카>는<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주이공이 찰리가 아닌 그가 좋아하던 초콜릿 공장의 괴짜 사장 윌리 웡카의 이야기입니다. 서브 주인공이 진짜 주인공이 되어 주이공이 된 것입니다. 주인공 윌리는 자신이 많은 사람에게 초콜릿을 판매하면 엄마가 그 자리에 나타나 함께 하겠다는 말을 믿고 도시로 나와 초콜릿 가게를 열려합니다..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모두 뜯기고, 허름한 여관에 본의 아니게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자신의 초콜릿을 선보이려 번화가로 나갑니다. 사실 그는 단순한 초콜릿 메이커가 아니라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입니다. 그의 화려한 언변과 퍼포먼스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성공했지만 초콜릿 카르텔이 빠르게 움직여 윙카가 초콜릿을 팔지도, 가게를 열지도 못하게 하자 그는 방세만 만들어 여관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그 여관은 알고 봤더니 바가지를 무척 많이 씌워서 노예계약을 맺는 곳이었습니다. 갑자기 세탁소에서 엄청난 빨래를 하는 일을 맡게 된 웡카. 하지만 그는 재치 있게 눈을 피해가며 초콜릿을 팝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초콜릿을 거리에서 팔고, 초콜릿 카르텔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그리고 자신이 따온 카카오 열매로 자신을 쫓아다니는 움파룸파와 공장을 차리고 동업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맺습니다.
다양한 감정의 맛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잠깐 나오는 두둥실 초콜릿을 만든 장본인을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영화에는 두둥실 초콜릿을 만들 것 같은 다양한 재료들이 등장합니다. 농축된 천둥 구름, 햇살 용약, 러시아 광대의 달콤 쌉쌀한 눈물, 일본 정원에서 엄선한 체리(일본이 벚꽃으로 유명하니, 벚꽃나무 열매를 말하는 듯 합니다), 등등. 그리고 웡카의 초콜릿은 소의 젖이 아니라 기린의 우유로 만듭니다. 한마디로 동심의 상상력을 모두 쏟아부어서 재료를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웡카의 초콜릿은 사람을 두둥실 떠오르게도, 감정적으로도, 머리카락이 자라게도 합니다. 초콜릿을 먹으면 다른 액션이 주어져서 살이 찌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 웡카에는 웡카의 초콜릿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위험한 백화점 카르텔 조직이 등장합니다. 초콜릿을 만드는 인물과 신부, 그리고 경감까지. 그들은 갖은 불법을 저지르며 다른 누군가가 초콜릿을 만드는 것을 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웃기게도 그 목적은 돈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이 대가로 받는 것은 초콜릿입니다. 어쩌면 초콜릿이라는 모두의 즐거움이 개인의 환락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결국 카르텔은 웡카와 그 친구들에 의해 죄상이 드러나고, 웡카는 자신의 초콜릿을 즐겁게 나누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웡카는 결국 깨닫습니다.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마음을 나눈 것이고, 그 순간 자신에게 처음 초콜릿을 만들어줬던 엄마의 따스한 마음도 함께 나눴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웡카의 초콜릿 재료가 여러 감정이나 상황에 대한 것이었던 것처럼, 가장 값진 엄마의 초콜릿 또한 웡카에 대한 사랑이 진짜 재료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안보고 봐도 되나요?
네! 전혀 상관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해석해낸 윙카와 영화 <웡카>에서 보여주는 두 인물은 조니 댑과 티모시 샬라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웡카는 아버지와의 문제로 인해서 초콜릿 세상으로 도망친 키덜트 같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영화 <웡카>는 엄마가 만들어줬던 초콜릿에 대한 따뜻한 추억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가 초콜릿을 만드는 이유는 엄마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나오는 웡카와 영화 <웡카>에서 나오는 웡카는 다른 인물로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를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보지 않고 영화 <웡카>를 보셔도 전혀 이야기 이해에 어색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그려지는 웡카라는 인물을 영화 <웡카>에서도 그려지실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오류에 부딪히는 시간을 상영 시간 내내 느끼실 수 있으실 테니,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