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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계의 전설이 비밀의 공장 문을 열다.
환상적인 초콜릿을 만들어내는 사나이, 윌리 웡카. 그는 한때 전 세계를 그의 초콜릿으로 매료시켰고, 초콜릿을 넘어선 환상 그 무언가를 선사하는 신비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그의 초콜릿 제조 비법을 외부에게 팔았고, 월리 웡카는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공장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다시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은 가동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곳을 드나들 수 있는 것은 오직 초콜릿을 배달하는 인부들 뿐, 그 공장에 일하러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오픈한 찰리의 초콜릿 공장은 모든 사람들의 미스터리이고 또 과거의 추억이며, 한 번은 들어가 보고 싶은 꿈의 공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열망을 알아서인지 윌리 웡카는 자신의 초콜릿 공장에 들어올 수 있는 다섯 장의 황금 티켓을 초콜릿에 넣어놓고 이 행운을 거머쥘 사람들을 모집합니다.
찰리보다 더 공장에 가고 싶었던 할아버지
주인공 찰리는 생일에만 초콜릿을 먹을 수 있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아이입니다. 뭐, 사실 그 집이 이미 찢어질 데로 다 찢어져서 구멍도 있고, 제대로 된 집으로서의 구조도 갖추고 있지 않긴 합니다. 찰리에게는 두 명의 할머니와 두 명의 할아버지가 있고 부모님이 계십니다. 그중 한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서 일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그는 언제나 윌리 웡카와 함께 일했던 시절을 그리워했고, 초콜릿 공장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찰리에게 들려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이 5명의 손님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찰리만큼이나 들뜨기 시작합니다. 찰리는 생일 선물로 초콜릿을 받지만 그곳엔 골드 티켓이 들어 있지 않았고, 여러 곳에서 하나 둘 초콜릿 입장권이나 다름없는 황금빛 티켓을 뽑은 아이들이 등장하는 와중에 찰리는 초콜릿 공장에 들어가고 싶은 꿈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런데 그 꿈을 아직 포기하지 않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는 찰리에게 초콜릿 하나를 살 돈을 주며 초콜릿을 사 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또한 실패합니다.. 찰리에게는 더 이상 돈이 없고, 시간은 점점 마감 시간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눈 사이에 떨어져 있던 돈을 주은 찰리는 기적처럼 황금빛 티켓을 뽑고 맙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어른들은 찰리에게 많은 돈을 제안하며 티켓을 건네길 종용합니다. 찰리는 집으로 가 어른들에게 자신이 티켓은 뽑았지만 이 티켓을 다른 사람들에게 팔면 집안이 당장 필요한 돈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말하며 티켓을 포기할 의사를 밝힙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찰리의 가족들은 돈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찰리의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초콜릿 공장에 들어가는 보호자는 젊은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닌 찰리의 할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 또한 죽기 전에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다시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윌리 웡카의 공장 앞에 서게 됩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
월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에 들어갈 행운을 얻은 나머지 네 팀. 식욕에 사로잡힌 아이, 원하는 건 무조건 손에 넣어야 하는 안하무인의 아이, 자신을 돋보이는데 점철된 명예욕에 찌든 아이,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과시하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힌 아이 넷과 그런 아이들을 키워낸 부모가 바로 이 네 팀이었습니다. 그들이 골드 티켓을 손에 넣은 것도 모두 각자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먹보는 정말 많은 초콜릿을 먹어서 손에 넣었고, 원하는 것을 손에 넣어야 직성에 풀리는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티켓을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딸의 말이라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자신의 피넛 공장을 올 스톱 스키고, 윌리 웡카의 초콜릿을 까는데 집중시켰습니다.. 명예욕에 찌든 아이는 엄마의 욕망을 그대로 옮겨 담은 아이였고, 자신이 똑똑한 것을 과시하고 싶은 아이의 부모는 똑똑한 자식 때문에 어떻게 아이를 키워야 할지 모르는 커플이었습니다. 그런 아이들 사이에 단지 초콜릿 공장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동심을 가진 사람은 찰리와 그 할아버지뿐이었습니다.
윌리 웡카에게 초콜릿
사실 찰리의 초콜릿 공장은 양육에 대한 영화입니다. 초콜릿 공장의 오너 윌리 웡카가 그랬고, 5장의 황금 티켓을 거머쥔 아이들이 그랬습니다. 치과 의사를 아버지로 둔 윌리 웡카는 기괴한 교정기를 끼고 다니며 엄격하게 초콜릿을 금지당하고 살았습니다. 사실 그는 핼러윈에 한두 번 먹는 초콜릿으로도 엄청난 행복을 느끼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는데도 말입니다. 결국 윌리 웡카는 달콤한 꿈을 좇아 집을 떠나고, 초콜릿 가게를 만듭니다. 그곳에서 그는 그가 꿈꿔왔던 환상 같은 초콜릿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그의 환상이자 그의 전부인 초콜릿 제조법이 돈이라는 욕구로 점철된 사람들에 의해 외부로 팔려나가고, 윌리 웡카는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자 오지를 떠돌며 지금까지 없었던 초콜릿을 만들 각오를 합니다. 그러던 중 그는 움파룸파족을 만납니다. 초콜릿에 대한 순수한 숭배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 카카오만 주어진다면 절대 그를 배신하지 않을 사람들. 그렇게 윌리 웡카는 그들과 함께 다시 꿈을 좇기 시작합니다. 결국 찰리에게 초콜릿이란 것 자체는 희망과 동심이었습니다.
후계자 찾기 프로젝트
사실 갑자기 초콜릿 공장을 열어서 사람들을 모은 것은 그 나름대로 후계자를 찾기 위한 퍼포먼스였던 것입니다.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초콜릿을 바라보는 사람. 희망과 동심이라는 깨끗한 마음으로 초콜릿을 바라보는, 초콜릿을 어떤 부분의 수단으로 보지 않는 사람. 윌리 웡카가 찾던 사람은 바로 찰리였습니다. 찰리와 그의 할아버지를 보며 아마도 그가 자라서 될 사람의 모습까지도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머지 네 팀의 모습을 보면 단순하게 아이와 보호자를 공장에 초대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윌리 웡카는 자신의 신비로운 초콜릿 공장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그가 초콜릿을 통해 만들어 가는 여러 가지 실험들을 순수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고, 나머지 네 팀은 욕망에 지배되고, 충동에 흔들리고, 쉽게 타인의 노력을 비하했고, 윌리 웡카의 초콜릿에 대한 가치와 노력들을 제대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욕구대로, 그 욕구를 좇아서 금방 사라져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윌리 웡카는 찰리를 후계자로 택하고, 그 또한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본 과자 세상
사실 헨젤과 그레텔에서 과자로 만들어진 집을 접해본 사람들이라면 윌리 웡카의 초콜릿 공장이 완벽하게 생소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리포터에도 나오는 먹으면 어떤 동물의 흉내도 낼 수 있는 젤리 등등.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은 과자에 대한 어린 시절의 상상력이 황홀하게 시각화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