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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Call Me by Your Name

by 아일야블로그 2024.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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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한가득 있습니다. 연람에 주의 바랍니다.>

 

콜미 바이 유어 네임 포스터

 

 

소설이 원작, 원작이 좋아서 찍고 싶은 거 다 찍었는데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원작인 소설을 뛰어넘는 연출로 미국과 영국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색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루카 구아디니노 감독은 소설을 보고 받은 인상을 훌륭한 배우들을 세워놓고 열심히 표현합니다. 사람의 눈과 가장 비슷해 보인다는 35mm 단렌즈로 촬영된 영화의 화면은 하나하나가 우수에 찬 그리움 같은 느낌의 장면을 구현해 냈습니다. 여름의 햇빛, 푸른 바다, 그리고 여름만큼 뜨거운 인물들의 감정. 그래서인지 영화에 빠른 속도로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선 여름을 자주 설익은 사랑의 감정이 폭발하는 계절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대조적으로 겨울을 보여주며, 그 시절 설익은 사랑이 끝나고, 차가운 이성 속에서 성장을 위한 성숙의 시간을 견디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곤 합니다. 영화는 그런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도 정성스럽고 예쁘게 찍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게 가능했던 이유가 감독이 이 영화를 너무 재밌게 찍어서라는 것입니다. 그가 원했던 배우가 모두 섭외가 됐고, 저예산이라서 눈치 볼 곳도 별로 없고, 그래서 감독은 신나서 찍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배우도, 감독도 모두 놀란 작품이라고 합니다.

 

콜 미 바이 유어네임의 줄거리.

영화는 1983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제 17살이 된 청소년 엘리오의 가족 별장에 23세의 청년 올리버가 찾아옵니다. 올리버는 고고학자였던 엘리오의 아버지의 조교입니다. 그의 연구를 돕기 위해 별장을 찾은 것인데, 올리버의 등장은 17, 사랑에 눈뜨기 시작한 엘리오의 마음에 불쾌를 던집니다. 엘리오는 음악신동으로 문화와 예술,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에 능통하고, 묘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갖춘(티모시 샬라메) 전도유망한 청소년입니다. 그는 올리버가 자신에게 다가왔다 멀어지는 해동에, 그리고 그의 말투에 불쾌함과 호기심, 그리고 애정을 동시에 느껴갑니다. 엘리오는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감정에 괴로워하니다. 왜냐면 올리버는 엘리오와 같은 성별의 남자니까요. 분명 여성을 향한 성적 호기심도 있고, 또 여성과 관계도 가졌지만 그보다 더 압도적인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올리버에 대한 이끌림. 올리버는 겁도 없이 달려오는 엘리오를 밀어내고, 잠시 냉각기를 갖습니다. 하지만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엘리오를 밀어내지 못하고, 둘은 사랑을 나눕니다. 남자와의 사랑에 혼란스러워하는 엘리오. 그를 보는 올리버는 자신과 일선을 넘어버린 엘리오가 후회를 하지 않는지 마음 졸여합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올리버는 처음부터 냉랭한 천재소년 엘리오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말하죠. “날 부를 때 네 이름으로 불러줘. 난 너를 내 이름으로 부를게.” 너를 나로 사랑하고, 나를 너를 사랑하는 만큼 사랑해 달라는 것. 이름을 부를 때 존재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랑은 너를 나로, 나를 너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름이 같은 여성 동성 연인이 서로를 부르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과연 누구를 부르는 것일까? 자신을 부르는 것인지, 내 사랑이 투영되 존재를 부르는 것인지, 아니면 완벽한 객체인 타인을 부르는 것인지. 아마 작가는 자신의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에 조금 더 의미를 둔 듯합니다.. 영화는 계속해서 엘리오와 올리버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올리버가 다시 떠나야 할 때도, 엘리오에게 올리버를 배웅하게 시킵니다. 둘은 도시의 밤거리를 누비며, 가족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랑을 나눕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이별을 합니다. 엘리오는 그 슬픔에 집에 갈 힘이 없고, 어머니를 부릅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눈물을 지켜보며 묵묵히 차를 몰아줍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엘리오에게 말합니다. “슬플 때마다 마음을 도려내 버리면 서른쯤이면 남아있는 게 없다.” 그리고 엘리오에게 그 시간에 얻을 수 있는 감정을 충실히 느끼고, 성장하라고 이야기합니다. 엘리오는 그렇게 자신의 받아들이기 힘든 사랑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부모덕에,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겨울이 오고 집으로 걸려온 올리버의 전화. 올리버는 전화로 자신이 결혼하게 되었다며 약혼 사실을 알립니다. , 이 순간이 바로 엘리오와 올리버가 진짜로 이별하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엘리오는 과격하게 감정을 표출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엘리오가 난로의 불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키는 장면입니다. 그건 엘리오가 아버지의 말처럼 감정을 부정하거나 없애거나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고스란히 자신의 성작의 몫으로 쓰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영화는 끝이 난 듯, 끝난 게 아닌 것처럼 끝을 맞이합니다.

 

시즌 2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영화의 원작은 동명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소설에는 후속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Call Me by Your Name>의 뒤를 잇는, 올리버와 엘리오의 10년 후의 이야기를 동일한 배우로 촬영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리버를 맡았던 배우에게 큰 스캔들이 터지고 맙니다. 본인이 아니니, 어떤 의도로 식인과 관련된 발언을 하고 성적인 학대 사건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그 일로 올리버와 엘리오의 10년 후의 이야기는 관객을 떠나가버렸습니다. 나중에 다시 우리를 찾아올 때는 어떤 모양일지 궁금합니다.

 

love란 말이 없는 로맨스 영화

영화에는 사랑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습니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모든 감정들이 정리되는 그런 감각이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맨스 영화이지만 서로에 대한 끌림, 좋아함, 열망, 불편 등등 당양한 단어를 쏟아내지만 사랑이란 단어를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랑하는 감정이란 게 어떤 건지 숨이 막힐 정도로 대단하게 전달해 줍니다. 훌륭한 각본과 뛰어난 영상미, 그리고 아름다운 배우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을 온전히 사랑이라고 느끼기엔 영화에는 장벽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영화가 퀴어영화라는 것입니다. 좀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동성애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영화입니다. 그래서 생리적으로 맞지 않는 분은 시작을 하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그것 외의 부분으로는 영화로서 많은 요소가 완성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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