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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2008_타룡포,원래는 살쾡이 태자 사건

by 아일야블로그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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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포청천!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이 아직 저에게 알려지기 전에, 저에겐 최고의 탐정이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판관 포청천>이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보니 그는 공무원이라서 탐정으로 불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송나라의 수도 개봉에서 일하는 고급공무원이었습니다. 과거엔 시장의 위치가 사법, 행정권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막강 파워의 자리였던 터라, 포청천도 그러한 일을 했던 것이라, 어른이 되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포청천은 어린 날의 저에게 정의가 반드시 이기고, 사람이 벌하지 못한 죄는 반드시 하늘이 벌을 한다는 의미를 알게 해주었습니다. 사회성과 도덕성을 키워가던 어린 나이의 저에게 아주 좋은 약이 된 TV드라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포청천이, 세상에! 영화로 나왔습니다. 2008년 타룡포(용포를 때리다)라는 부제를 달고 개봉한 개봉부의 포청천. 원래 TV시리즈에서는 살쾡이 태자사건으로 방영 되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살쾡이 태자사건 자체는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포청천에서는 나름 비중이 묵직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포청천이 평민이나 귀족들, 심지어 왕부, 부마부에까지 엄정한 판관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과연 황제에게, 태후에게도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건 발생도 약 20년 전의 사건이었고, 본 사건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 또한 몇 없었습니다. 결국 사건을 해결하는 포인트는 가해자들의 자백이었습니다. 그래서 포청천은 지금의 태후를 그 자리에 오르도록 도와주고, 태후의 손발인 내시에게 자백을 받아내려, 귀신 소동까지 벌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백을 받기위해 거짓말까지 하는 모습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자백을 하게 만드는 기술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

 

작두는 열지 않았습니다.

판관 포청천을 볼 때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부분이 작두를 열어라”, “쳐라!” 였습니다. 노민 성우님께서 어찌나 맛깔나게 대사를 처리 하시던지, 그 장면이 되면 박수를 쳤던 기억납니다. 하지만 타룡포 편은 작두를 열지 않습니다. 그저 무지에 의한 불효의 죄를 저지른 지금의 황제의 용포를 때린 것으로 죄를 대신했습니다. 포청전의 지혜가 돋보이는 장면이 아닌가 생각듭니다. 그런데 왜일까요, 영화 타룡포 편은 TV드라마 살쾡이 태자보다 내용적 설득, 감정적 전달, 장면의 연출이 미비한 것 같았습니다. 보통 나중에 나온 작품이 훨씬 스토리에 공을 들이기 마련인데, 영화는 액션에 좀 더 공을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08년 액션은 액션이라기보다 미소를 짓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TV 드라마에서는 작두를 열어서 태후를 짝사랑하던 그 못된 내시를 죽였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영화에서는 정말 작두를 열지 않았습니다. 그저 이귀비가 자신의 자리를 되찾는 부분만 부각돼서 보여주는 회차였습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며 영화의 시작, 황제의 옥패를 황궁에서 도둑맞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이 바쁜 영화의 상정된 시간 내에 꼭 들어가야 했는지 의구심이 들긴 했습니다. 제목도 <살쾡이 태자>에서 일부러 <타룡포>로 바꾼 것을 보면, <살쾡이 태자> 사건 자체가 허구의 이야기라는 의견에 눈치를 본 게 아닐까 합니다. 물론 판관 포청천에 나오는 사건 자체가 허구가 다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황실의 역사와 관련된 부분은 예민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OTT, 고맙다!

OTT 시장이 일상에 침투하면서 추억이 깃든 작품들을 기억 속에서가 아닌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치 기억의 아카이브를 찾은 반가움! 판관 포청천 시리즈가 OTT에 모두 있는 것을 발견하고 느꼈던 기쁨과 감동은 이로 말할 수 없습니다. 다시 보니 어색한 것도, 엉성한 것도 적지 않은데, 그런 모든 것을 뒤로하고도 젊은 시절의 포청천을 보면서 저 또한 타임머신을 타고 어려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주말엔 포청천 시리즈 정주행을 해보려 합니다. 유난히 아름다운 낮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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