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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공주, 한 가정의 공주인 한 명의 딸

by 아일야블로그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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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영화 같은 현실이 있고, 현실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보다 정도가 심한 현실도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작가의 머리로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영화를 만듭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반인의 현실 감각과, 작가의 현실 감각을 비웃을 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공주> 또한 그러한 영화입니다. 밀양에서 벌어진 집단 강간 사건을 모티프로 하여 각색된 영화입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 영화는 현실보다 다정하고, 절제돼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현실이었습니다. 소녀는 말합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이 대사는 영화의 시작 한공주의 대사입니다. 어른들에 둘러싸인 한공주가 못다 한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아래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 그런데 왜 제가 전학을 가고, 왜 제가 도망 다녀야 하는 거죠? 내가 전학 가는 것으로 사건을 묻으려 하지 말고, 진짜 잘못이 있는 사람을 제대로 처벌해 주세요.”

 

영화 한공주의 줄거리

잘못한 게 없다고 말하는 한공주는 강제로 전학을 가게 됩니다. 제대로 된 거처도 마련하지 못한 한공주는 학교 선생님의 어머니의 집에 들어가 잠깐 살기로 합니다. 그녀의 아빠는 외부 근무가 길고, 어머니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났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한공주는 사실 노래와 음악이 좋은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특별하다면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르바이트를 악착같이 하고 있다는 것뿐일 것입니다. 공주에게는 화옥이라는 친한 친구가 있습니다. 공주는 화옥의 남자친구가 교내 불량배, 민호의 무리에게 폭력을 당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화옥에게 알립니다. 화옥은 자신의 남자친구를 폭력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민호 무리를 공주의 집에 불러 술 파티를 엽니다. 하지만 일은 잘못되고, 민호의 무리는 공주에게 약을 먹이고, 공주와 화옥을 윤군하고 맙니다. 이 사건으로 임신을 하게 된 화옥은 스스로 목숨을 끊고, 화옥을 구하지 못한 공주는 자신이 수영을 할 수 있었다면 친구를 구했을 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에 빠집니다. 화옥의 죽음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사건은 학교와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학교에는 공주에게 전학을 강요한 것이었습니다. 공주는 새로운 학교에서 다른 일 보다 수영을 익히는데 열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에 공주의 노랫소리에 매료된 은희가 나타납니다. 일상을 살아내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던 공주를 일상의 즐거움, 본인이 원래 꿈꿔왔던 삶으로 점차 돌아오게 만드는 친구, 은희. 하지만 안도도 잠시, 공주의 학교에 사건 가해자들 부모가 찾아와 한공주의 삶을 다시 엉망진창으로 만듭니다. 자신의 아들들을 위해서 한공주의 상처를 헤집어 놓는 부모란 이름의 어른. 공주는 다시 자신이 살아가야 할 길을 정합니다. 평범한 꿈과, 희망, 사건이 없었던 때처럼 사는 삶 따윈 이제 버립니다. 공주는 본인도 헷갈립니다. 자신이 살고 싶어 하는지, 아니면 이대로 화옥처럼 물에 잠겨버리는 삶을 원하는지. 그래서 풀장 일주를 할 정도로 수영에 열중합니다. 그녀의 열중은 영화의 마지막, 다리 위에서 강으로 몸을 던지는대서 드러납니다. 공주는 결국 몇 번 허우적거리다 물에 가라앉아버립니다. 잠시 후, 한공주는 새로운 학교에서 사귀었던 친구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물속을 자유롭게 헤엄치는 한공주의 모습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은 한공주의 환상인지, 한공주가 제발 살아갔으면 하는 우리의 바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한 가정의 공주인 딸, 남자라면 한번 쯤 그럴 수 있다는 아들.

영화의 제목이 왜 <한공주>인가 고심하게 됩니다. 사건을 당한 학생의 실명일 리는 만무하고, 이는 분명 감독이 의도한 강한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족한 머리를 굴려본 결과, 주인공 한공주가 겪었던 그 일이, 평범한 가정에서 딸을 공주라고 부르듯, 어느 평범한 한 명의 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 우리 사회가 이와 관련된 문제를 남의 일, 영화 속의 일이라 생각지 말고, 어쩌면 정말 가까운 곳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는 것, 또 자신의 가족의 일일 경우,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몰지각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이지 말고, 부정을 묵과하지 말라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의 가정의 딸에게 몸쓸 짓을 한 아들들의 부모는, 자신의 아들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모두 철면피가 되고, 도덕심과 양심을 쓰레기통에 내다 버린 사람들이 됩니다. 새로운 학교로 한공주가 전학 간 이유는 어른들의 강제적인 요구도 있지만, 어쩌면 한공주 자신에게는 새로운 삶의 시작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들들의 부모는 한공주의 학교에 찾아와 합의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아들들의 미래만을 걱정하는 저능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성이라는 기능이 정지하고 감정만 남은 모습 말입니다. 그로 인해 충동을 조절 못하고, 고등학생 신분으로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폭력을 일삼던 아이들은 제대로 된 처분을 받지 않습니다. 초기 범행 이후 적절하지 않은 사법 심판은 잠정적으로 더 큰 범죄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과연 남자가 살면서 한 번은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가증스럽게 내뱉으며 아들의 부모임을 다행으로 여길 수 있는지 많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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