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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무덤을 파서 시간을 연다. 줄 초상을 부르는 묘 바람이미 영면에 드신 조상님의 묘를 신성이 여기는 것은 한국 고유의 정서일 것입니다. 조상의 묘에는 여러 가지 금기가 있는데, 그중엔 관 자리에 물이 들면 안 되고, 물이 드는 곳인 줄 모르고 관이 들어갈 곳을 파 놓았다면 반드시 가묘를 세우고, 다른 자리에 묘를 서야 하며, 망자의 나이에 따라서 하관하는 모습을 보면 안 되는 나이가 있습니다. 보통 파묘를 하는 것은 이장하기 위해서인데, 이장은 보통 “묘 바람”(묘지에 문제가 생겨, 후손들에게 나쁜 일이 연이어 일어나는 증상) 이라는 징조가 있어서라고 합니다. 또 예외적으로 돌아가신 조상이 직접 후손의 꿈자리에 나타나 묘 자리가 춥다거나, 얼굴에 나무뿌리가 얽혀 있다거나, 젖은 채로 나타나 울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꿈.. 2024. 6. 17.
한공주, 한 가정의 공주인 한 명의 딸 현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영화 같은 현실이 있고, 현실 같은 영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보다 정도가 심한 현실도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작가의 머리로 감히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 벌어졌을 때, 영화를 만듭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일반인의 현실 감각과, 작가의 현실 감각을 비웃을 만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공주> 또한 그러한 영화입니다. 밀양에서 벌어진 집단 강간 사건을 모티프로 하여 각색된 영화입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이 영화는 현실보다 다정하고, 절제돼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현실이었습니다. 소녀는 말합니다. “전 잘못한 게 없는데요.”이 대사는 영화의 시작 한공주의 대사입니다. 어른들에 둘러싸인 한공주가 못다 한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아래와.. 2024. 6. 15.
시카고, 쇼걸을 동경한 여자와 쇼맨의 법정 쇼 영화를 봐도 될까? 뮤지컬 시카고>는 오페라의 유령>, 위키드>, 캣츠>와 더불어 네임드 뮤지컬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인기를 방증이라도 하듯 뮤지컬 시카고는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뮤지컬이라는 무대 예술이 영화라는 영상 예술로 넘어오게 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많은 각색을 거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로 인해 뮤지컬 고유의 멋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고, 혹은 뮤지컬은 표현하지 못했던 작품 본연의 맛을 살려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화 시카고>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후자인 것 같습니다. 뮤지컬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록시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영화 특유의 현실과 공상을 오가는 연출로 훌륭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 쇼걸들에 의해 화려하게 꾸며지던 무대를 영화에 잘 옮겨 온 .. 2024. 6. 15.
하울의 움직이는 성, 어린 심장의 지독한 사랑 1) 불친절 했던 영화, 친절했던 남자.일본의 유명 에니메이션 제작사인 지브리스튜디오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 다이애나 윈 존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대 성공 이후 선보여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인기는 없지 않았지만 영화를 본 직후 뭔가를 놓친 게 아닌가 하는 찜찜한 기분을 남긴 작품으로 회자되곤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두 세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 성이라는 고정 공간이 움직이는 신기한 점이 있고, 어린 소녀가 늙은이가 된 점, 그 저주를 풀어가는 흥미 진지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그보다 많은 뭔가를 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의구심은 영화루 두 차례, 세 .. 2024.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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